Garmin 의 이름이 생소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비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를수가 없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항공분야의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 중 최근 관심을 갖게 된 항공 스마트 워치인 D2 Delta 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처음 본 느낌으로는 비행을 시작하면 고도변화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비행기록을 작성해주고, 그 외에 다양한 운동 트래킹 기능들을 지원하여 다용도로 사용할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위의 두가지가 가장 큰 장점이긴 하지만 제가 갖고싶었던 이유는 그냥 멋져 보였기 때문입니다.
애플워치도 안쓰고 방치된지 몇년이 지난것 같지만 최근 비행교육을 받게 되면서 알게된 D2 Delta 가 갖고싶어졌는데 우연한 기회에 중고를 저렴하게 구하게 되어 사용해보았습니다.
항공에 특화된 시계이기도 하고 가격이 비싸서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중고를 구하는것도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개봉기
처음 받아서 열어본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네” 였습니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가 사용하던 데이터를 초기화 하면서 그 느낌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전체 초기화를 누른 후 “Loading FIT files” 메세지가 뜬 상태에서 무한로딩에 걸려 받자마자 강제 리부팅 방법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이런 문제가 잦다는듯 Garmin 공식 Youtube 채널에 강제종료 방법이 올라와 있더라구요 ?
화면에 백라이트를 켜는 Light 버튼을 15초 동안 누르면 꺼진답니다.
그래서 강제로 재부팅 하고나니 로딩 화면들이 샥샥 지나가더니 이번엔 Map 데이터를 로딩하나 봅니다.
“Loading Map Data” 화면에서 Progress bar 가 점점 차는걸 15분 정도 보고나니 이제서야 시계가 완전히 켜졌습니다!
언어를 고르는 화면이 지나자 스마트폰에서 페어링 하라는 안내가 뜨네요.
미리 다운로드 받아둔 Garmin Connect 앱을 켜서 페어링을 했더니 이번엔 스마트폰에서 무한로딩이 걸렸습니다.
정말 멀쩡한게 없네요.
스마트폰 앱을 강제로 껐다켜니 시계는 아직 초기 설정이 진행중이라 생각하는지 다시 페어링이 안됩니다.
결국 시계에서 스마트폰 없이 초기설정하기를 선택하여 신장, 체중, 생년월일 다 힘들게 입력하고 셋팅화면으로 가서 스마트폰 페어링을 선택해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잘 되어서 페어링과 설정까지 다 끝나고 이제서야 메인 화면으로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충격을 받은 점이 2가지 있었는데
첫번째는 이 시계는 터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시계 설정을 스마트폰에서 조정할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서브로 동작하는 시계나 블루투스 장비 같은 경우는 다양한 설정들을 조작하기 힘들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모든 설정들을 제어할수 있도록 UX 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Garmin D2 Delta 시계는 그런게 없어서 시계의 조그만 화면과 위,아래,선택,뒤로가기 버튼으로 모든 설정들을 다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심지어 시계를 보려 팔목을 들었을때 백라이트가 켜지지 않길래 이런 기능도 없는건가 했었는데 기본 설정이 꺼짐으로 설정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충격..
이 메뉴 찾느라 30분 정도 헤맨것 같네요.
애플워치 급의 조작감을 바라진 않았지만 반은 따라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가 너무 큰걸 바랬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시계로 운동측정도 하고 날씨도 보고 하겠어! 로 산게 아니라 그냥 자동 비행기록 되는 손목에 차는 시계로 구매한것이어서 바로 다시 되파는 일은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신품으로 샀으면 돈은 돈대로 쓰고 엄청 실망했을듯..
이후에 더 충격을 받은 것들이 있었는데..
앞선 일들로 인해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상태에서 그래도 스마트 워치니까 워치페이스를 다운받아서 설정해보자 하고 워치페이스 스토어 앱인 Garmin IQ 앱을 설치하고 둘러보았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공식 워치페이스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왜인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지도 않고 스토어에서도 다운을 받을수도 없어서 포기하고 그나마 나은 워치페이스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워치페이스를 찾아 다운로드를 눌렀더니 “Something went wrong” 하면서 다운로드가 되지가 않습니다.
시계를 재부팅도 해보고 앱도 껐다 켜보고 뭔짓을 다해봐도 안되길래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같은 일들을 겪는 사람들이 있네요.
무슨 개발자 시계도 아니고 왜 하는것마다 문제가 생겨서 인터넷을 찾아봐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5개쯤 읽다보니 4개는 제대로 된 답이 없고 마지막 1개에서 Garmin Connect 앱에서 Sync 버튼을 누르고 끝날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따라해봤더니 됐습니다.
이것도 하는 Sync 하는 도중에 스마트폰 화면이 Sleep 되면 Sync 가 끊어지는 문제가 있어서 화면을 계속 터치하면서 기다렸던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해결했습니다. 하하..
그렇게 힘들게 설정한 워치페이스..
안티 앨리어싱이 안돼서 좀 그렇긴 한데 이게 그나마 마음에 든 거라 설정했습니다.
Garmin 이라는 기업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고 그런 회사가 스마트워치도 만든다고 하니 더 기대한것도 있었지만 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지는 못했습니다.
얼마나 오래 쓰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디자인과 파일럿 시계라는 점이 마음에 드니 당분간은 계속 사용할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아마 다음에 또 스마트워치를 사게 된다면 애플워치를 사지 않을지..